편집위원 김지윤


#1 레디, 해충의 습격? 기후변화의 습격! 매미나방, 노래기, 대벌레. 혹은… 바퀴벌레? 지난여름 대거 등장한 곤충(이라 쓰고해충이라 읽는다.)들을 기억하는가? 몇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 벽과 바닥에 매미나방의 사체들이 가득했단다. 창문 배수구멍으로 들어온 커다란 바퀴벌레와의 치열한 싸움을 생각하면 다가올 여름이 절로 두렵다. 2019년 겨울은 숏패딩이 유행할 정도로 따뜻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년 겨울 평균 기온이 3.1도, 가장 남쪽인 제주도는 9.1도였다.* 원래 동면하며 추위에 죽었던 곤충들이 죽지 않고 대거 등장한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이슈는 지난한 시간을 거쳐 점점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18년 플라스틱 대란을 시작으로 환경오염 이슈는 빠른 속도로 가시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무언가 변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부정적 변화를 막아보려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 그린~ 액션! scene1. 음료 빨대 선택권 두유를 즐겨 마시는 한 소비자가 있었다. 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팩에 붙은 일회용 빨대를 떼어 따로 모아두는 상자에 넣었다. 쓰지는 않는데 그냥 버리기에는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몇 년을 모으니 감당이 어려울 정도로 양이 많아졌다. 그러다 문득 나에게 도무지 쓸모없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빨대가 왜 꼭 붙어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 “이거, 이거… 난 쓰지도 않는데 빨대 생산 비용도 포함된 돈으로 제품을 사고 있잖아?” 난 이 빨대 없어도 괜찮으니 다시 가져가세요. 그렇게 ‘빨대는 반납합니다’ 운동이 발발했다.

20.02.14 빨대는 반납합니다 지구지킴이 ‘쓰담쓰담’의 대표 클라블라우(활동명)는 음료에 달린 빨대를 모아 이런 빨대 없는 음료를 마시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버려지는 종이에 적어 매일유업이나 해당 음료 생산 업체에 보내자는 글을 SNS에 올렸다. 함께 올라간 카드뉴스에는 ‘빨대는 반납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어 이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빨대는선택 #빨대반납 해시태그가 들어간 글을 올리고 모은 빨대와 변화를 요구하는 손 편지를 기업에 보내기 시작했다. 제안함, 건의메일 등 각자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소비자가 바라고 있다’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보내는 날짜를 정하여 뭉친 것이다.

3월 28일 빨대와 편지를 보냈던 한 소비자에게 손 편지로 답장이 왔다. 매일유업의 고위 임원이 직접 보낸 것이었다. 편지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한 공감과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음용하기 편리한 포장재를 연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다만 제품의 안전성을 저하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장재의 구조를 변경해야 하기에 제품에 빠른 적용이 어려운 상황임을 너그러이 양해해달라”고 당부를 덧붙였다. 이후 매일유업은 빨대가 부착되지 않은 요구르트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품을 감싸고 있는 비닐에는 ‘플라스틱 줄이기. 본 제품에는 빨대가 부착되어 있지 않습니다.’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21년 1월 13일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음용할 수 있는 패키지로 바꾼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아기치즈 플라스틱 포장재 제거, 우유 2개입 비닐포장을 종이띠로 변경하는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출처: 쓰담쓰담 인스타그램

출처: 쓰담쓰담 인스타그램

출처: 매일유업

출처: 매일유업

scene2. 스팸 뚜껑을 모아라 20.09.11 스팸뚜껑은 반납합니다. 쓰담쓰담은 빨대에서 멈추지 않고 ‘통조림캔 이중 플라스틱 뚜껑’ 반납 운동을 벌였다.** 평소 먹고 남은 햄 보관하려고 뚜껑 덮어서 보관해본 적 있는 사람? 나야 나…! 그런데 이 뚜껑은 밀봉 기능을 하는 보관용 덮개가 아니었습니다. 따단. CJ홈페이지에서는 ‘(캔) 충격 완화 용도로 보관용 덮개가 아닙니다. 개봉 후 캔과 뚜껑을 사용하여 냉장 보관시 변색, 변질이 될 수 있으니 지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 이게 왜 필요하지? 외국에서 팔리는 스팸에는 안 쓰던데? 이런 거 주지마세요. 없어도 괜찮습니다. 이 반납 운동은 캔햄 점유율 1위인 스팸 유통사 CJ제일제당을 목표로 했다. 빨대 반납 때와 같이 날짜를 정해 ‘총공’을 하듯 “불필요한 쓰레기가 늘어납니다.”, “뚜껑 없애고 가격을 낮춰주세요.” 등의 요구를 담은 손 편지와 뚜껑을 보냈다.

이에 CJ 제일제당은 추석 명절 선물세트 일부의 뚜껑을 없앴다.

다가올 21년 추석에는 80~90%를 내년 설에는 100% 뚜껑을 없앤다고 했고, 동원F&B도 플라스틱 뚜껑 없는 선물세트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동원F&B에서는 올해 설 명절 세트 2종을 포장재와 겉의 가방을 모두 종이로 바꾸고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 ‘NO 플라스틱’ 패키지로 선보였다.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상자 안에 꽉 차게 물건이 담겨있는 선물세트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낱개 판매되는 스팸의 뚜껑은 뚜껑이 없어도 제품이 파손되지 않는지 실험을 해야 해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앞으로도 눈 여겨 봐야겠다.

출처: 쓰담쓰담 인스타그램

출처: 쓰담쓰담 인스타그램

출처 동원F&B(스팸 뚜겅 어택 2번)

출처 동원F&B(스팸 뚜겅 어택 2번)

scene3. TAKE MY 브리타 필터 브리타를 아는가? 전기 사용 없이 그저 필터 하나로 물을 정수하는 제품이다. 브리타 회사는 생수를 사먹을 때 생기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음을 제품의 이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30일 쓰고 버려야 하는, 필터를 그냥 일반쓰레기에 버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독일과 유럽, 미국 등에서는 이 핉터를 회수하여 재활용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브리타코리아는 “아직 한국에서는 브리타가 많이 쓰이지 않고 있어 그렇다.”고 답했으나 브리타 어택에 참여한 한 사람은 ‘한국에서는 안 해도 되니까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대용으로 브리타 필터를 찾는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재활용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20년 8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브리타 어택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폐필터 모으기와 함께 폐필터 수거 프로그램 도입, 국내 재활용․재사용 시스템 마련 등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이 그 내용이었다. 전국에 있는 18개의 상점에 브리타 어택을 위한 필터 수거 공간이 만들어졌고 그렇게 약 1500개의 폐필터가 모였다. 1만 3471명의 서명 또한 모였다. 브리타코리아에 이 온라인 서명 결과를 보냈으며, 브리타코리아는 21년 이내에 수거‧재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브리타코리아는 공식 입장문의 내용은 이러했다. “2021년 중으로 사용한 필터를 회수해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고 나머지 충전재는 환경에 유해하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겠다.” 이어 “프로그램 진행 준비가 끝나면 도입 시기, 수거 방식, 처리 과정, 재활용 업체 등의 정보를 브리타 홈페이지와 SNS, 판매 채널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마음 놓을 수는 없지만 변화에 한 발 다가선 것은 확실하다.

출처: 십년후연구소 인스타그램

출처: 십년후연구소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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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블로그 ‘알맹상점’ 캡처